캐나다에서 1년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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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느끼는 에세이

건강하게, 맛있게, 수고롭게

글이살다 2019. 5. 13. 10:45

저희는 참 많이 여행을 다녔어요.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제가 가장 수고롭게 정성을 들였던 부분은 바로 “밥 해먹기” 였어요.

밥을 해 먹기가 시작됐던 건 호주 캠핑카 여행을 하면서 부터였어요. 저희가 갔던 곳은 호주의 태즈매니아라는 곳이었는데 가게들이 오후에 곧 문을 닫아버리고, 또 캠핑카에 있으니 편하게 음식을 해먹곤 했는데.. 입맛이 까다로운 우리 딸아이가 너무나 맛있게 편하게 밥을 먹게 되었거든요. (외국 나가면 입맛에 안맞아 하고 빵을 싫어하는 아이라 더 힘들어 했어요. 외국에서 빵이 빠지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밥을 해먹는 장점은

1.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
2.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외국에 있어도 언제나 한식이 가능! 저희 아이들은 한식! 한식!을 외치는 아주 한국스러운 식성을 가진 아이들이라 더 메리트가 있어요. 글로벌한 식성을 가졌으면 좋을텐데..)
3. 경비가 절약된다.(식료품은 그래도 밖에서 사먹는 물가만큼 비싸진 않으니까요. 팁도 절약되고, 캐나다에서는 밖에서 사먹는 음식에 팁을 더하고 하면 부담이 되기도 하고 갈만한 식당도 많지 않은 듯하여 많은 사람들도 집에서 많이 해드시는 것 같아요. 모두 장금이가 된다는 캐나다)

저는 1, 2번에 더 가치를 두고 밥을 합니다. 3번에 가치를 두면 어쩐지 더 외식하고 싶어지는 그런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ㅋ

여행 가서는 밥 해먹기+여행지에서 유명한 메뉴들 맛집 탐방 조합이 저는 참 좋더라구요.
매끼 맛집을 찾기도 어렵고, 대충 아무데나 가서 배고프기 때문에 먹는 것도 싫어서요.
숙소에서 건강하게 만들어 먹고, 그 지역 특색 음식을 맛집을 찾아 가면 여행이 알차지는 기분이 듭니다.

밥을 해먹는 단점은
1. 귀찮다 2. 귀찮다 3. 귀찮다 이지요.

그래서 최대한 간단하게 생략 가능한 부분은 최대한 생략, 그렇지만 최대한 건강을 생각해서 요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요리를 할 때는 요리가 더 재미있어요. 이게 함께하는 힘이겠지요.
어떤 길도 함께하는 사람이 있을 때 걷는 힘이 더 생기는 법이니까요.

할 수 있는 요리수도 많지 않아 3시 3끼를 해먹고 도시락도 싸야 하는 지금 상황에서 비슷한 요리들로 메뉴가 돌고돕니다.
그래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평소에 안해봤던 것도 시도해 보고 있어요.
맘의 여유가 생겨서 가능하겠지요.
요리의 영역을 넓혀가는 기쁨이 참 큽니다.

언제라도 엄마 요리가 제일 맛있다며
예쁜 코를 킁킁거리며 오늘은 돈까스네~하며 메뉴를 알아내고는 “맛있겠다”해주는 아이들 덕분에
진짜 엄마가 된 기분을 느끼기도 합니다.
(밥 먹으러 올 때 빨리 바로 오지 않는 것만 빼고요.)

하루에 세 끼를 먹는 다는 건
그만큼 하루에 정성을 쏟는 것이기도 하고
적어도 하루에 세번은 꼭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배려인 것 같기도 해요.
맛있는 것을 먹을 땐 행복하니까요.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이며, 큰 것보다 소소하게 느끼는 작은 행복들이 모이는 힘이 더 크다는 생각을 요즘 합니다.

한 끼 한 끼 소박한 행복을 우리 가족의 마음에 심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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