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1년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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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느끼는 에세이

괴물놀이하며 산책하기

글이살다 2019. 8. 9. 08:27

우리 둘째는 집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집돌이이다.

막상 밖에 나오면 참 잘 걷고, 즐겁게 놀지만
집에서 충분히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아이이다.

5주의 캠핑이 진정한 캠핑이 아니라고
그건 숙박일 뿐이라고 말하는 아이,
텐트 치고 놀고 먹고 놀고 먹고 하는 것이 진정한 캠핑이라고 이야기하는 아이다.

그래서 밖에 나갈 때(막상 나가서는 잘 놀지만) 집에 있고 싶어하는 아이와 실랑이를 할 때가 있다. 매번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오늘은 아이가 밖에 나가는 동기가 괴물놀이를 한다는 것이었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산책길에서 괴물놀이가 시작되었다.

잡히든 안잡히든 술래는 아빠인 괴물놀이.

깔깔대며 도망치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참 행복함이 밀려온다.

시간이 흘러서 아이들이 많이 컸을 때 캐나다를 추억하며 오늘의 괴물놀이도 생각이 날 때가 있을 것 같다.

파란 하늘과
초록초록 풀이 깔린 산책길과
반짝이는 호수물
시원했던 여름 공기
처음보는 예쁜 꽃과 함께

그날의 깔깔 웃음과
약올리기 메롱 춤과
우리를 약올렸던 원반던지기를 했던 기억들이

오늘 뿐 아니라 오늘을 추억하는 그 날에도 행복을 줄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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